싼 주식은 우리 전략을 개선하는가 — 저PBR 여덟 번의 결합 실험
'싼 주식이 결국 이긴다'는 저PBR은 퀀트의 고전입니다. 이 검증된 팩터를 우리 국면 전략에 여덟 가지 방식으로 결합해 봤습니다. 여덟 번 모두 기각됐습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알려주는지 데이터로 풀어봅니다.
"장부가치 대비 싼 주식이 결국 이긴다." 저PBR(저 주가순자산비율)은 퀀트 투자의 가장 오래된 고전 팩터입니다. 그렇다면 이 검증된 팩터를 우리 국면 전략(REGIME_C)에 섞으면 더 좋아질까요? 여덟 가지 방식으로 결합해 봤고, 여덟 번 모두 기각됐습니다. 이 글은 그 기록입니다.
출발점: 두 후보의 민낯
먼저 비교 대상을 나란히 놓습니다. (2015~2026, 거래비용 왕복 0.35%, 생존편향 보정)
| 전략 | 연수익(CAGR) | 최대낙폭 | Sharpe |
|---|---|---|---|
| 우리 국면 전략 (REGIME_C) | 30.3% | −24.7% | 1.15 |
| 저PBR 하위 20% (단독) | 13.5~17.4% | −54.5% | 0.85~0.95 |
| KOSPI (벤치) | 10.8% | −43.9% | 0.65 |
저PBR 단독은 KOSPI를 이깁니다. 팩터 자체는 양(+)의 효용이 있습니다. 문제는 결합했을 때입니다.
결합 1군: 국면에 따라 종목을 저PBR로 교체 (V-A·B·C)
가장 직접적인 발상입니다. 특정 국면에서 우리 종목 대신 저PBR 종목을 사자.
| 방식 | 연수익 | 최대낙폭 | Sharpe |
|---|---|---|---|
| V-A (국면 스위치 × 저PBR) | 18.9% | −32.6% | 1.12 |
| V-B (횡보장 현금 → 저PBR) | 29.0% | −46.1% | 1.06 |
| V-C (상승장 종목 혼합) | 18.3% | −34.1% | 0.83 |
셋 다 원본보다 못했습니다. 수익은 깎이고 낙폭은 깊어졌습니다. 원인은 분명했습니다. 우리 전략의 힘은 상승장의 모멘텀에서 나오는데, 그 자리를 저PBR로 바꾸니 상승 동력을 스스로 잘라낸 것입니다.
기각.
결합 2군: 하락장 방어를 저PBR로 (V-D1·D2)
그렇다면 상승장은 놔두고, 하락장 방어만 저PBR로 바꾸면? 싼 주식이 하락장에서 덜 빠질 것 같다는 직관입니다.
| 방식 | 연수익 | 최대낙폭 | Sharpe |
|---|---|---|---|
| V-D1 (하락장 → 저PBR 교체) | 28.6% | −29.0% | 1.11 |
| V-D2 (하락장 50:50 혼합) | 29.5% | −25.3% | 1.13 |
원본에 근접했지만, 여전히 넘지 못했습니다. 데이터를 파고드니 이유가 나왔습니다. 우리 전략의 하락장 방어는 개인·기관의 수급이 몰리는 종목을 고르는데, 이 방어가 저PBR보다 강했습니다. 순수 하락 구간에서 원본이 저PBR을 앞섰습니다.
기각.
결합 3군: 종목이 아니라 돈을 나눠 담기 (W90·80·70)
종목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자본의 일부(10·20·30%)를 저PBR에 배분하는 분산 방식입니다.
| 방식 | 연수익 | 최대낙폭 | Sharpe |
|---|---|---|---|
| W90 (90:10) | 29.2% | −24.3% | 1.19 |
| W80 (80:20) | 27.7% | −27.3% | 1.20 |
| W70 (70:30) | 26.2% | −30.2% | 1.22 |
여기서 흥미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Sharpe(위험대비수익)가 원본(1.15)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분산 효과가 실재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전에 정한 채택 기준(최대낙폭 2%포인트 이상 개선)에는 못 미쳤습니다. W90의 실제 낙폭 개선폭은 0.4%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저PBR의 위기장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2020년 코로나 급락에서 저PBR 비중이 클수록 더 깊이 빠졌습니다(W70 −21.5% vs 원본 −14.0%). 방어에 보태라고 넣은 팩터가, 정작 진짜 위기에서 발목을 잡았습니다.
기각.
결론: 팩터가 나빠서가 아니라, 이미 더 강해서
여덟 번의 실험이 같은 곳을 가리켰습니다.
| 군 | 방식 | 결정적 실패 사유 |
|---|---|---|
| 1군 (V-A·B·C) | 상승장 종목 교체 | 모멘텀 상승 동력을 잘라냄 |
| 2군 (V-D1·D2) | 하락장 종목 교체 | 수급 방어가 저PBR보다 우월 |
| 3군 (W90·80·70) | 자본 분산 | 분산이득 미세, 위기장 취약 노출 |
저PBR은 나쁜 팩터가 아닙니다. 오히려 양(+)의 효용이 분명하고, 우리 전략의 모멘텀·수급 신호와 거의 겹치지 않는(직교하는) 독립 팩터입니다. 그런데도 결합이 실패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 전략이 상승장·하락장 양쪽 축에서 이미 저PBR보다 강했기 때문입니다. 직교하지만 열위인 팩터는, 섞어도 이득을 주지 못합니다.
여기엔 한 발 물러서 보면 역설적인 위안이 있습니다. 검증된 고전 팩터조차 개선을 못 준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우리 전략이 그만큼 단단하다는 방증입니다. 우리는 이 결과로 저PBR 결합 연구 라인을 전면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덟 번의 실패를 숨기지 않고 기록합니다.
본 글의 수치는 2015~2026년 백테스트 결과이며, 거래비용 0.35%(왕복)와 생존편향 보정을 반영했습니다. 모든 내용은 우리 시스템의 과거 거동에 대한 관찰이며, 특정 종목·팩터·자산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백테스트 결과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